Home main news 코레일 더위 대책,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세워져야

코레일 더위 대책,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세워져야

보여주기식 보도 연발 … 문제의 핵심, 무궁화호 '리미트 객차'는 언제 방문할지

429
0
SHARE
(한국철도공사 제공)

(철도신문)=한국철도공사(사장 오영식)이 뒤늦게 더위 대책에 나섰다. 그동안 철도회사에서 보지 않던 폭염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회의 및 점검에 나서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대책 수립과 문제 해결 노력이 실제 문제의 핵심과는 거리가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질문이 생겨나, 향후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생겨나고 있다.

폭염대책본부 회의 개최하고 회의 진행

오영식 철도공사 사장은 7일 오전 대전 본사 관제실 내에 설치된 폭염대책본부를 방문, 열차운전안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오 사장은 차량, 시설, 전기 등 분야별 폭염대비 대책을 보고받고, 안전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오 사장은 최근 온도 상승으로 최고시속이 70km/h로 내려간 지점인 경부고속선 천안아산~오송 구간을 대표해 경부고속선 천안아산역을 방문, 선로온도를 측정하고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살수 작업을 진행했다.

오 사장은 “지난주에 비해 기온이 다소 내려가고 있지만 열차 안전 운행을 위해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폭염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 점검을 강화하는 등 대비 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어 오 사장은 8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평내차량사업소를 방문, 전동차량 등의 정비현장 등을 직접 점검했다. 오 사장은 “2천만 수도권 시민의 발인 철도 냉방장치 정비 점검에 만전을 기해 쾌적한 철도를 만들어 달라. 더불어 현장 근무자가 폭염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온열질환 예방에도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고장난 무궁화호 객차 냉방장치 (철도노조 홈페이지에서 캡처)

열차 내 냉방시설 난조, 하루 이틀 문제 아니다

그러나 오 사장의 대처 방식은 이번 더위 문제의 핵심이 된 객차 냉방시설과 거리가 멀다. 구체적으로 코레일이 지적을 받게 된 근본 여객차 냉방시설 자체에 대해 언급을 피하는 것이 왜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이번 논란의 근원이 된 KTX-1 객실보다 더 심각한 상황은 한국 철도의 기반을 담당하는 무궁화호 차량이라는 지적이 있다.

1일 전국철도노동조합(위원장 강철) 미디어소통팀은 한 복귀 코레일 조합원(사원)의 글을 소개했다. 이 글에서 해당 조합원은 무궁화호 중에서도 신형 객차라고 불리는 리미트 객차(리미트디자인(현 SLS중공업)에서 제작한 무궁화호형 객차)에서 승무하며 겪는 일들을 소개했다.

이 글에서 해당 사원은 리미트 객차의 냉방장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28도를 넘는 일이 일상다반사고, 그래서 물과 부채, 물수건을 사령에 요구한 다음에 냉방 불량으로 인한 반환까지 검토해야 하는 등 다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원은 냉방장비의 실내온도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설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추가적인 압축기 고장을 막기 위해 부득이 설정온도를 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승객들의 문제 제기는 “몸과 마음에 철갑으로 보호막 치고 심호흡을 거듭하며 도 닦는 자세로 버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글을 본 조합원 및 누리꾼들은 ‘백퍼 공감합니다’ ‘고객들에게 철도를 대표하여 독박 바가지 뒤집어쓰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욕과 능욕을 당하고 묵묵히 일하는 열차승무원들이 7월부터는 근무강도는 엄청 빡세고… 전무나 열차팀장이 뭔 죄냐?’ ‘냉방불량은 운행 및 정차 중 수리불가, 도착검수에서도 수리불가.. 중간 역에서 차량직원 불러도, 승차검수 요청해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 ‘손님입장은 이해하는데…냉방 고장시 보수하는 분야는 차량인데…차량의 책임을 왜 전무가 독박 써야 하나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열차 승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노고가 댓글에서 느껴졌다.

이러한 코레일 직원들의 반응은 7일 배포된 보도참고자료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코레일은 쾌적한 여행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폭염 취약 시간대 냉방장치 이상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차량기술 인력을 열차에 함께 태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량기술 인력을 태워도 수리가 안 되는 차량이 상당수 많다면, 이러한 ‘조치’가 실제 폭염 예방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한국철도공사 제공)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역사 플랫폼 이상기온, 근본적 대책 필요

한편 코레일의 또 다른 주요 사업 분야를 차지하고 있는 전철분야에서도 승객들이 더위를 느끼는 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설치한 스크린도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에 대해 주목이 필요하다.

3일 한국철도공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본부 소속 용산역, 이촌역, 대곡역, 옥수역 등 주요 역사에 대형선풍기를 긴급 배치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선풍기 설치 이유를 “외기에 직접 노출되어 있어 폭염과 혹한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객대기실 설치 등 이상 기후에 대비할 수 있는 중장기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7일 보도참조자료에서는 수도권 전철역사의 맞이방 실내온도를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기존 조치에 준한 설명을 진행했다. 아울러 전동열차의 냉방장치 불량 시에도 철도노선과 동일하게 물수건·생수·부채 등의 비상용품을 배치, 제공하고 출입문 개폐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 스크린도어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개폐형 스크린도어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반개폐형 스크린도어의 경우 지하철과 달리 선로 바깥과 선로 안쪽이 분리되기 힘들어 외부 공기 순환이 줄어들고, 반면 미세먼지 등은 차단되지 않는다. 또한 스크린도어가 유리로 되어 있어 외부 열기는 그대로 들이고, 내부 열기는 배출하지 않는 유리온실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완행열차가 운행되는 역이라면 다른 쪽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지 않아 문제가 없겠으나, 경인선 급행 정차 역들같이 스크린도어가 양편 모두에 설치된다면 내부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에 의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반개폐형 스크린도어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많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는 양쪽 모두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역의 경우 반개폐 스크린도어를 전체 개폐로 전환하고, 냉방 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을 코레일이 진행할 수는 없다. 한국철도는 엄연한 상하분리 공영화 철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레일의 대책 마련은 ‘고객대기실 설치’라는 데까지만 그칠 수밖에 없다. 철도 시설을 직접 손볼 수 없는 상하분리 민영화가 국민 불편을 가중하고 있는 것이다.

▲8일 평내차량사업소를 방문한 오영식 사장 (한국철도공사 제공)

행정부의 상황 외면, 문제만 심화시킬 것

이런 문제의 모든 근간에는 지난 시간동안 SR를 출범시켜 변칙 민영화를 추진하고, 한국철도공사보다 KR에 더 많은 권한을 준 정부가 있다. 정부가 리미트 냉방차의 문제를 인정하고 시설을 교체할 비용을 공사에 지급했다면 국민들의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김에 지상 스크린도어를 반개폐 스크린도어 대신 다른 스크린도어로 설치했다면 코레일이 대형 선풍기를 동원하는 촌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났다. 이쯤 되면 정부 업무 전반에 대한 사정 파악이 다 끝났을 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연속된 무임승차 및 PSO 비용 미지급, 정원·인건비 유지, 정부의 철도투자 소홀로 한국철도 전반이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을 파악을 안 하고 있거나, 파악한 후에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윤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