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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JD 정회원 승인 … 코레일 5년 노력, 문재인 정부가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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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JD 홈페이지 제공)

(철도신문)=한국철도공사(사장 오영식)이 오매불망 노력하던 OSJD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그러나 OSJD 가입의 문을 연 것은 문재인 정부였다.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긴장 완화가 문제를 풀었다

국토교통부는 7일, 5일부터 9일까지 키르키즈스탄 비슈케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장 따떼우쉬 쇼즈다(Tadeusz Szozda)) 제 66차 장관회의에서 대한민국의 OSJD 가입 안건이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제66차 장관회의에서 이날 ‘대한민국의 OSJD 회원 자격'(OSJD membership of the Republic of Korea)이라는 제목으로 상정된 안건은 회의의 1번 안건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회의 시작 후 이뤄진 공식연설에서 한국을 정회원으로 가맹하는 안건에 대한 지리를 요청했고, 여기에 북한을 포함한 회원국 모두가 찬성 의사를 밝힌 것.

국제철도협력기구는 1956년 러시아, 중국, 북한 등 공산주의권 국가들이 유라시아 국제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로서 국제철도운송협정과 국제운송표준 등을 수립하고 있다. 이외에도 44개의 제휴회사와 SNCF, DB 등 주요 유럽 국가의 7개 회사가 옵저버로 참석해 왔다.

그러나 OSJD의 국가 가입에 있어서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했던 바, 그동안 창립국이었던 북한이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된 장관회의 때마다 반대의사를 밝혀 가입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쇼즈다 회장은 2016년 6월 14일 개최된 글로벌 스마트철도 컨퍼런스에서 “조만간 열리는 회의에서 표결제도를 개선해, 한국 및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국가들도 OSJD의 정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4월 29일에 개최된 2018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의 대결구도가 완화되면서, 이번 장관회의에서 북한이 OSJD 가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자 모두의 찬성으로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1일 개최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OSJD 가입에 대해 신신당부를 했다는 후문이다.

코레일의 OSJD 가입 추진은 보여주기였나

그동안 OSJD 가입은 코레일의 경영전략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기던 2010년, 허준영 전 사장이 사가 ‘오 글로리 코레일'(O Glory korail) 3절에 ‘대륙 넘어 세계로 달려간다’라는 말을 넣으며 대륙진출 노력도 시작됐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노력이 시작된 것은 박근혜 정권 이후 2013년에 들어온 최연혜 전 사장(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때부터였다. 최연혜 전 사장은 우선 한국철도공사를 OSJD의 협력회사로 등록하고 지속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방문하며 한국의 OSJD 가입을 요청했다. 그 결과 2015년 코레일의 주최로 사장단회의 및 국제철도물류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해 OSJD에 한국의 철도 가입 필요성을 어필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매년 OSJD 장관급 회의에 참여하며 대한민국의 정회원 참여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것도 그 뿐, 최 전 사장이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유로 사장에서 물러난 이후, 2016년 선임된 홍순만 전 사장은 물류혁명이라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촛불혁명이라는 시대속 상황 속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1년 만에 사임하게 됐다.

2월에 선임된 현 오영식 사장도 이번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OSJD 가입을 표방하며 갑작스러운 대륙철도 마케팅에 나섰다. 취임 이후 노사가 같이 마련한 철도발전위원회에도 갑작스럽게 해외남북대륙철도 분과가 마련돼 ‘남북 및 대륙철도 열차운행 대비 추진전략 수립’, ‘전문인력 양성 필요’ ‘해외철도 운영유지보수 사업 수주’ 등의 과제를 세우는 데만 그쳤다.

물론 코레일 측은 지난 4월 15일 오영식 사장이 협력회사 자격으로 OSJD 사장단 회의에 참여해 따떼우시 회장이 OSJD 회원국 자격을 정하는 자리인 장관회의에 해당 내용을 산정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하나, 애초에 OSJD 회원국 자격은 장관회의에서만 논의가 가능한 이야기였다. 결국 애초에 코레일이 엄연히 OSJD 회원국 자격을 논의할 위치에 있지 않은 정부조직 바깥 공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OSJD 가입을 주도할 것처럼 이야기한 것은, 일종의 보여주기식 행동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다.

▲따떼우쉬 쇼즈다 OSJD 회장 (철도신문 자료사진)

결국 보수정권이 문제였다

한편, 이번 OSJD의 가입이 북한과 중국의 찬성으로 이뤄졌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최악이었던 작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OSJD 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반대에다가 중국이 처음으로 기권하며 OSJD 가입이 한층 더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

최근 네이버 등의 포털 사이트들이 뉴스 댓글 청정화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친중 행보(?)를 보이는 문재인 정권을 비방하는 댓글이 아직도 조직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보다 중국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일본이 ‘차이나 패싱’ ‘재팬 패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행동은 친중이라기 보다는 용중(用中)에 가깝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오늘의 OSJD 가입은, OSJD의 당사자인 두 국가와 소통에 찬성하면서 비로소 가능해진 결과다. 사실 지난 OSJD 가입이 지속적으로 막혔던 이유는, 북한과 중국에 대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무능 외교라고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는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쏟아내면서, 정작 뒤편에서는 관리를 북한에 보내 ‘돈을 줄테니 정상회담을 하자’고 해 북한이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던 일 또한 유명하다.

물론 헌법 상으로는 북한 영토는 우리나라의 미수복지역이고,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정부가 북한을 나라로 여긴 적은 없지만, 북한은 UN에 나라로 가입되어 있고, 미국에 UN 대표부를 두고 있는 정식 국가다. 국가관계에 대해서 제대로 관리할 능력이 없던 지난 보수정권이, 하물며 OSJD라는 국익보다 북한에 대한 증오를 우선시했던 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할 리가 없다.

결국 오늘 끝난 OSJD 가입이라는 5년 간의 대장정은, 대륙철도를 외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과 소통, 대화할 의지가 없었던 보수정권의 잃어버린 9년이, OSJD 사장단 회의를 드나들며 대륙철도를 추진한 코레일의 노력을 어떻게 막아왔는지 보여 준, 슬픈 과거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윤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