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철길생각 기획/특집 최초의 한류 허난설헌의 고향, 강릉

[체험] 최초의 한류 허난설헌의 고향, 강릉

경강선 ktx시승

14355
1
SHARE

메인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을 같은 도시에서 개최하기 시작한 것은 88서울 올림픽때부터라고 한다.

30년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치뤄지는 동계올림픽은 우리 지구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1월 29일 아침 인천 도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출발하며 이어폰을 통해 새벽에 발사한 북한미사일 뉴스를 듣고 있었다. 개봉역에서 한참을 정차하기에 이어폰을 빼고 안내방송을 들으니 전동차 문 고장으로 모두 하차해 달라는 승무원의 목소리가 빠르게 지나간다.

9시에 강릉행 ktx가 서울역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시간에 지하철보다 빠른 교통수단이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개봉역 플랫폼을 꽉 채운 많은 인파를 뚫고 다행하게도 다음열차에 간신히 탑승했다. 같이 가기로 한 박기자는 다음 전동차를 오류동에서 탑승했다. 8시 55분에 서울역 도착해서 강릉행 ktx가 서있는 9번홈까지 전력질주해서 59분에 탑승했다. 물론 박기자는 강릉행 시승열차를 놓쳤다.

서울역을 출발한 열차는 용산을 지나 서빙고, 왕십리를 지나 청량리역까지 천천히 움직였다. 박기자가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로 왔다면 탈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부터 강릉까지는 ktx이름답게 빠르게 달렸다.

ktx경강선

경강선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 아니고 서울과 강릉을 이어주기에 지어진 명칭이라는 차경수 코레일 홍보실장 겸 대변인의 귀에 쏙 들어오는 설명이 시작되었다. 서울역에서 1시간 54분이면 강릉역에 도착할 수 있는데, 2021년도엔 객실마다 동력을 낼 수 있는 동력분산식 열차로 교체되어 곡선이 많은 경강선구간에서 지금보다 운행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유는 동력분산식 열차가 가·감속 능력이 뛰어나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요금은 서울에서 강릉까지 27,600원인데, 일반철도 노선인 서울역에서 만종까지는 ㎞당 109원이고, 만종부터 강릉까지는 250키로까지 가능한 선로로 ㎞당 140원을 적용한 금액이라는 자세한 설명이었다. 우등고속보다 300원이 저렴하다. 평일 출퇴근 시간대 전동차 운행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서울역에서는 열 번, 청량리역에서 여덟 번 출발하기로 했다고 한다. 당연이 출퇴근시간에 서울역 출발열차는 없다는 이야기다. 절반은 상봉역에서도 정차한다고 한다.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매일 새벽 1시 강릉에서 막차를 운행하여 숙소문제에도 일조 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릉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ktx경강선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허난설헌과 허균 남매의 유토피아

두시간만에 강릉역에 도착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휴가철마다 막히던 길이였고, 평일에도 4시간 이상은 걸리던 길이었는데…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도를 바꾸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강릉역에 도착해서 준비된 버스에 올라 허난설헌과 허균의 생가를 방문했다.

허난설헌은 조선시대 태어나 일찍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았지만 둘 다 여의고 배속의 아이마저 유산했다. 27세 나이에 요절하기까지 천여편의 시를 썼으나 죽기 전 모두 태워버리고 동생인 허균의 기억에 의해 230여편만 전해진다. 허균의 기억으로 쓴 시 몇 편이 중국에서 히트하고, 이어 일본에서도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그야말로 한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신선세계를 시로 노래하며 현실을 뛰어넘는 영감을 동생 허균에게 전해주었을까? 홍길동의 율도국에서 남매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좋겠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盈盈窓下蘭 枝葉何芬芳)

가을 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西風一被拂 零落悲秋霜)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秀色縱凋悴 淸香終不死)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感物傷我心 涕淚沾衣袂)

감우(感遇) 허난설헌

허균이 꿈꾸던 율도국에서도 올림픽이 열릴까?

동계올림픽사상 최고로 많은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벌어지는 평창올림픽에서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처럼 남북한 화해의 장이 되길 바래본다.

안목항에서 바라본 동해의 넓고 푸른바다는 IMF의 시름을 안고 전국에서 찾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재기할 수 있도록 달래주었다. 지금은 명실상부한 커피의 거리로 거듭나서 연인들에게, 청소년들에게, 노년들에게 꿈과 행복과 낭만을 선사하고 있다.

강릉역 직원들의 밝은 미소를 뒤로하고 서울을 거쳐 저녁에 인천으로 돌아왔다.

12월 22일 경강선이 개통하면 동계올림픽도 보고, 허씨 남매의 예술혼과 이상향도 느껴보고, 안목항에서 바다와 함께 맛있는 커피도 맛보고 바로 그날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기대하시라!!!/여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