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ain news 철도를 콘텐츠화한 와카사철도와 치즈급행

[연재] 철도를 콘텐츠화한 와카사철도와 치즈급행

웹컬처 콘텐츠 기반 지역관광을 통한 문화도시 구축 사례 연구 ⑩

16842
0
SHARE

지난 호의 JR서일본과 달리 와카사철도와 치즈급행은 지역 기반 제3섹터 철도다. 공자금에 의해 설립된 회사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국과 달리 기본적으로 사철로 여겨지므로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취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철도와 문화를 연결해 문제를 해결해냈다. 이제 각자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철도자산을 승객 유치에 활용한 와카사철도

와카사철도는 인비선 코-게(郡家)역에서 분기해 와카사(若桜)역까지 9개 역을 달리는 철도 노선으로, 대부분의 열차가 코-게역에서 톳토리역까지 직결 운전해 지역 주민의 교통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연선 주민의 수가 많지 않아 1987년 개통 이후 매년 평균 5천만 엔 정도의 적자를 봐 왔다.

와카사철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도동호문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왔다. 우선 와카사철도는 2007년 방치(정태보존)되어 있던 증기기관차(SL: Steam Locomotive) C12167호를 인수, 복원하고, 이후 증기기관차를 운전 체험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SL열차는 철도동호인 외에도 일반인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철도전선에서 사라진 만큼, 만나볼 기회도, 운전을 체험할 기회도 적어, 적지 않은 체험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그 결과 사업을 시작한 2007년, 전년도에 비해 영업외 수익이 700만 엔이나 잡히는 등, 부가수입 창출이 이뤄졌다.

이후 2015년 4월 11일에는 C12167호를 핫토-(八東)역부터 와카사역까지 운전하는 ‘톳토리현발 지방창생호’의 시범운행을 진행했다. 2016년과 올해 골든위크 시즌에는 핑크빛으로 역을 꾸민 치즈급행의 코이야마가타(恋山形)역의 사례를 채택해, 기간 한정으로 C12167호를 핑크색으로 도색하고, 구내 운전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철도 행사를 통한 관광객의 증가를 노리고 있다.

한편 와카사철도를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이 서포트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이 노선의 특징이다. 하야부사역 연선 주민 등에 의해 구성된 ‘하야부사역을 지키는 모임’(隼駅を守る会)은 와카사선의 중간에 위치한 하야부사역을 부흥시키기 위해 하야부사역을 보존하고, 역 구내에는 소규모 철도 전시관과 매점을 구축하는 등 진흥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이뤄낸 성공사례가 ‘하야부사역 축제’(隼駅祭り)다. 하야부사역과 스즈키사의 모터바이크 ‘하야부사’와 이름이 똑같다는 이유로 하야부사역을 지키는 모임이 제안한 축제는 2008년 7대의 하야부사 바이크로 시작했으나, 이후 참가자수가 급증해 2010년 600대, 2015년 1200대, 9회를 맞는 2016년에는 하야부사 오토바이 1600대와 2,300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하야부사역 축제를 계기로 스즈키사가 축제 행사장에 공공화장실을 설치하고, 와카사 철도에는 하야부사 랩핑 열차를 협찬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고, 축제를 계기로 청년들이 하야부사역에 숙박시설을 창업하기도 했다. 또한 2013년도에는 제5회 하야부사역 축제에 한국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가 참여하고, 경부선 지탄역과 하야부사역이 자매결연하는 등 한일 철도교류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당 이벤트들의 효과는 철도회사의 인지도 상승, 그리고 승객 수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若桜鉄道’와 ‘隼駅’를 키워드로 트렌드 검색을 수행한 결과, 2015년 개최된 ‘톳토리현발 지방창생호’와 ‘하야부사역 축제’ 기간에 와카사철도는 2015년도 평균 검색양의 5배, 하야부사역은 4.2배나 검색되어 실제 키워드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트렌드 추이는 다른 행사기간에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이벤트들이 실제로 와카사철도 입장과 연선지역의 방문을 촉진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와카사철도는 철도와 관련된 이벤트를 다수 진행하는 등 국내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유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와카사철도와 하야부사역을 지키는 모임의 문화마케팅은 지역사회의 철도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육성해, 지역사회 유동인구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웹컬처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캐릭터를 도입한 치즈급행

마지막으로 치즈급행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치즈급행은 1986년 5월 31일, 톳토리현과 효고현, 오카야마현이 출자해 설립된 제3섹터 노선으로, 1994년 노선이 개통됐으며, 오카야마와 오사카․쿄토를 톳토리와 잇는, 특급 ‘슈퍼 하쿠토’와 ‘슈퍼 이나보’를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철도 노선으로, 현재 중소형 사철 중에서도 견실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에서 특기할만한 웹컬처 마케팅 사례로 철도무스메(鉄道むすめ) 캐릭터 도입이 있다. 철도무스메는 철도모형 회사인 ㈜토미텍이 철도회사를 상징하는 여성캐릭터를 만들고, 해당 캐릭터의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로, 2016년 10월 현재 119개의 캐릭터가 만들어져, 현재까지도 관련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치즈급행은 2011년 PLUS+02(통산 12차) 시리즈에 미야모토 에리오(宮本えりお, 성우 오구라 유이(小倉唯) 분)라는 차장 캐릭터를 만들어 철도무스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2년에는 톳토리 만화 엑스포를 계기로 일반열차인 HOT3500계 전동차 일부에 헤드마크를 설치해 현재까지 운행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현재 해당 편성에는 미야모토 에리오의 목소리로 된 운전 안내 시스템이 설치돼 미야모토가 운전사에게 역 접근 여부를 안내하고 있고, 열차 내 광고에도 미야모토가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치즈급행은 철도 캐릭터를 도입하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복잡한 사정이 숨겨져 있다. 2012년 톳토리현은 ‘만화왕국 톳토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톳토리만화엑스포를 개최했다. 치즈급행은 톳토리현과 톳토리시가 약 4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회장직을 톳토리현 지사가 맡고 있어, 톳토리현의 관문인 치즈급행의 캐릭터화를 통한 마을만들기를 촉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톳토리현의 캐릭터 도입은 의외로 철도회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바로 스탬프 렐리를 통한 운송수입의 창출이다. 일본에서는 관광지에 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해당 장소에 스탬프를 둔 것에서 착안 특정 장소에 그 장소에서만 찍을 수 있는 스탬프를 두고, 관람객이나 관광객이 스탬프가 있는 위치를 찾아다니며 스탬프를 찍으면 한정 보상을 주는 스탬프 랠리가 관광 마케팅 기법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전에 소개한 에노덴이 실제로 해당 행사를 진행한 적도 있고, 이즈급행도 변형된 스탬프렐리 방식에 착안해 이즈급행 전 노선을 걷는 ‘이즈큐 전선 걷기’ 행사를 14년째 진행하고 있다.

2015년도 3월부터 1년 간 치즈급행은 철도무스메 캐릭터 스탬프가 위치한 일본 전국의 철도역을 다니며 스탬프를 찍어 보상을 받는 ‘전국 철도무스메 순례’(全国“鉄道むすめ”巡り) 대상 23개소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이어서 2016년 7월부터 9월까지는 ‘관서 철도무스메 & 모에캐릭 스탬프 랠리’ 기간에 맞춰, 치즈급행이 자체적으로 미야모토 에리오 캐릭터 이미지를 스탬프로 담아 관내 역 4개소와 지역 관광 스폿 5개소에서 스탬프 랠리를 진행해, 철도 팬과 애니메이션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철도무스메 등의 만화-애니메이션 기반 캐릭터가 철도회사에 이윤을 가져다주는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2013년 닛케이 스타일의 보도에 따르면, 만화-애니메이션 동호문화 참가자와 철도 동호문화 참가자가 같은 문화자본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가 있다. 또한 만화-애니메이션 속에서 철도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로 분석할 수 있다. 즉 철도동호문화 또한 웹컬처 영역의 일부로서 웹컬처 구성원들에 의해 문화콘텐츠로서 소비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캐릭터들은 지자체나 기업들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의미하는 분류인 유루캐릭(ゆるキャラー)에 속하는데, 홋카이도대 야마무라 타카요시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캐릭들은 ‘복잡한…이미지를 의인화하여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와카사철도와 치즈급행의 사례 모두는 철도가 가진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와카사철도는 철도가 가진 과거의 공통적인 추억이나 역명 하나까지도 되살려 철도 살리기에 활용하고 있고, 치즈급행의 경우 철도 기반 캐릭터가 넘치는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개발, 국내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국도 이와 같이 철도가 가진 재미를 어떻게 활성화할지가 향후의 과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윤은호 기자

(이 기사는 철도신문 1256호에 실린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