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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철도는 부동산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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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신문)=철도란 어떤 존재인가. 공공 교통수단인가, 아니면 상업적 교통수단인가. 코레일이 설립된 지 13년. PSO 문제로 운행 삭감 여부를 줄다리기 하는 노선이 있는가 하면, 충분한 철도가 있는 곳에 더 많은 철도를 건설하자는 논의가 있는 것을 보면 철도청 시대에는 당연한 공공 운송기관이었던 철도의 의미와 존재가 흔들리고 있다.

2일 한국경제에서 ‘“집값 상승 급행열차 타라” … 강남, 지하철 노선 유치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오자 네이버 뉴스에서 많은 조회수와 댓글이 이어졌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위례신사선과 함께 위례과천선 논의가 물살을 타자 지역 주민들과 관계 기관들의 의견이 쏟아지면서 예비타당성조사 진행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유치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3구의 지하철 인프라가 모자란 것도 아닌데, 신분당선 북부연장에 이어, 강남구 순환선, 게다가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까지… 서울의 다른 22개 자치구에서는 엿보기 힘든 철도 노선 건설 논의인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열기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매우 차갑기만 하다. 다음 뉴스에서는 “강남에만 지하철을 몇개 연결하는 거냐… KTX도 해주고… 강남공화국인가” “그렇게 지하철 놓으려고 땅 파다가 강남 다 내려앉겠다” “지금도 강남 집값 비싸고 강남구에 지하철역이 몇 개나 있는데 얼마나 더 욕심 부려? 그냥 다 철회하고 없던 걸로 해라”라는 댓글이 올라왔고, 네이버 뉴스에서도 “지하철 90도로 꺾이는 거 실화냐?” “개포동 주민들 진짜 이기주의에 찌든 듯. 그래가지고 분당선도 그 꼬라지로 만들어놓고 또 그 짓거리냐? 분당선 이용객들 강남리 마을전철로 20년 넘는 세월동안 손해 본 시간 솔직히 청구해야한다” “애먼 분당선에 강남3리역 만들어놓고 표정속도 늦춰서 분당선 의미마저 없애놓고는 위례도 건들래?”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분당선의 구룡~개포동~대모산입구역 구간은 그동안 ‘강남리 마을전철’이라 불리며 0.6km, 0.7km의 거리를 굳이 섰다 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 구간은 1만 명 이상의 승차량을 기록하는 분당선의 다른 역과 달리 일일 승차량이 2,109~3,999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정상적인 노선이 강남 주민들의 염원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한두 번 있던 일도 아니다. 수도권 신축 아파트 광고에는 여지없이 철도역 표시가 등장한다. 심지어 철도역과 거리가 있더라도 광고 속에서 소요시간을 줄여 말할 정도로 철도는 아파트값을 좌지우지하는 존재가 됐다. 따라서 따지고 보면 철도 인프라 건설에 이러한 수요가 도움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열이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철도를 사랑하는 이라면 모두 비판하는 KTX 오송역 도입은 특정 지역 주민의 이기주의에 의해 결정됐다. 천안아산부터 직선으로 대전까지 갔어야 할 노선을 튼 결과, 세종시를 이용하는 공무원들은 수많은 돈을 택시 기사들에게 내고, 국민들은 열차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더군다나 지역이기주의가 오가는 사이에, 정작 철도의 도움을 받아야 할 지역의 어르신들은 낮은 서비스를 견디고 있다.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PSO 문제로 감축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주요 간선들을 옹호해주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도시 주민들에게 철도는 공공 교통수단이 아닌 지역 발전의 도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철도공공성 강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말로만 아닌 실천의 영역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과제를 행정부, 특히 국토교통부 철도국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과제를 풀어나갈 방안을 찾아나갈 때다. 새로운 부동산 시장을 일으키는 것은 그만두고, 철도 접근성이 나쁜 지역 주민에게 철도라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자. 그리고 위례신사선이나 위례과천선같이 철도교통 증진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노선들은 수혜자들이 건설비를 내게 하고, 민자사업으로만 건설하게 하자. 아예 사철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다. 이와 함께 정부의 충분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PSO 이외에도 철도회사의 목을 죄고 있는 무임승차제를 폐지하거나, 정부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동시에 철도 안전에 직결되는 안전인력 정상화를 위한 추가고용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강제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윤흔호 기자

(이 기사는 철도신문 1254호 에 실린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