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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철도교통은 감각장애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장차연 투쟁이 버스에서만 이뤄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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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부고속터미널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윤은호 기자

(철도신문)=지난 29일 오후 4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경부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았다. 이 날 추석 연휴 교통과 관련해 터미널을 찾은 김 장관은 고속터미널 경부선 탑승구 앞에서 부스를 차려놓고 항의서명 접수에 나선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장차연’ 소속 당사자와 운동가들을 만났다. 이들은 2005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을 개탄하며 추석연휴 열흘간 동안 천막농성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던 차였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장차연측 주장에 대해 공감과 정부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으며, 김정렬 국토부 교통물류실장과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와 장차연은 문재인 정권의 공약사항인 ‘장애인의 지역사회 완전 통합과 참여’를 실현하기 위해 15인 이내로 ‘장애인이동권보장위원회’를 구성하고, 11월 8일 오후 2시에 김 장관이 참석한 상태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내용을 정리해 보면 감각장애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요건이 도로교통의 장애인 접근권 보장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매년 왜 감각장애인들은 항상 고속버스 터미널 앞에서만, 버스를 타기 위해 투쟁하는가? 철도교통은 항상 왜 장애인들에 의한 이동권 주장 대상에서 빠지고 있는가?

두 가지 가설을 가져볼 수 있다. 하나는 철도교통이 이미 장애인들에게 충분한 이동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투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철도교통이 이동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1차적 요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지하철을 중심으로 장애인의 접근권이 대폭 개선된 점을 생각해 보면 전자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쉽게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장차연에 질의한 결과, 담당 활동가는 “현재 기차는 보장구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구조로 되어 있다. 한 량에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두 좌석밖에 없고, 갈 수 있는 지역이 제한되어 있다. 또한 철도를 타고 오르내리는데 있어서도 보장구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라면 좁고 불편한 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반면에 버스는 기차보다는 훨씬 더 넓은 곳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이동시간이 절감된다.”며 시외버스가 1차적인 요구의 대상일 뿐, 철도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이를 입증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15일 뉴스1과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에 따르면, 올해 5월 60대 신체장애를 가진 어르신이 스스로 표를 끊고 무궁화 객차에 승차를 요청했으나 승차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어르신이 어려운 몸으로 직접 객차에 올랐더니 코레일 승무원들이 어르신을 강제 하차시키고, 철도사법경찰대에는 이 어르신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고 둘러댔다. 단순한 일부 직원의 판단이라고 여기고 싶을 만큼 심각한 장애인 차별 사례라 할 수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지하철 또한 감각장애인들과 거리가 있다. 지하철 노선이 신설될 때마다 으레 관련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시설 점검을 실시하지만, 장애인들의 지적에는 귀를 기울이기 힘들다. 갈수록 높아지는 출입구-승강장간 심도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요 교통수단인 에스컬레이터는 안전을 위한다며 느리기만 하다. 철도를 이용하기 위한 대기시간이 10분이 넘는 상황은 아직까지도 바뀌지 않았다.

철도 시설의 배리어프리 문제는 선진 철도국에서 이미 적극적으로 대처해오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언제까지나 한국철도만 뒤쳐져 있을 수 없다. KR은 이제 시설 신설에 치중하기보다 적극적인 유지․보수 및 배리어프리 확보를 통해 모든 철도역에 감각장애인들의 접근이 쉽고 빨리 이뤄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정부 및 국회도 모든 철도 역사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BF인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규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버스 문제가 해결된다면, 수년 안으로 철도공사와 KR, 도시철도공사들이 명절마다 마주해야만 하는 감각장애인들의 숨겨진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윤은호 기자

(이 기사는 철도신문 1253호 판에 게재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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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신문 · 뉴스T 기자.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고, 그런 것을 그렇다고 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느리지만 정확한 보도로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