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철길생각 과거연재 하루

하루

7085
0
SHARE

영화 하루는 타임 루프 장르의 영화다.

타임 루프(time loop)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의 하위 장르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동일한 기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시간, 같은 사건이 반복되다 보니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관객들은 상영시간 내내 혼돈과 지루함과 마주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다행히도 하루김명민이라는 믿고 보는 배우와 진짜 연기 잘하는 배우 유재명’, 요즘 뜨고 있는 연기파 배우 변요한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화면이 풍성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화면을 꽉 채울 만큼의 진지한 연기와 혼신의 연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전쟁의 성자라 불리는 의사 준영’(김명민)3년간의 봉사를 마치고 딸의 생일날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현장 수습을 도와주던 중 죽어있는 딸 은정’(조은형)을 발견한다.

너무 큰 충격에 울지도 못하고 있는데, 다시 잠에서 눈을 뜨게 되고, 그는 딸의 사고 2시간 전으로 돌아가 있다. 상황을 인지한 그는 어떻게 해서든 그 날의 사고를 막으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고 괴로운 상황에서 손도 못 쓰고 매일 딸이 죽는 지옥 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준영앞에 그 날 사고로 택시에 타고 있어 죽음을 맞아야만 했던 아내를 잃은 민철’(변요한)이 나타나고 그도 준영처럼 그 날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유도 모른 채 끔찍한 사고의 시간 속에 갇힌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꿔 보기로 하지만 어떻게 해도 죽음을 막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매일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어 절망하는 두 사람 앞에 자신이 준영의 딸을 죽인 범인이라고 말하는 의문의 남자가 나타난다. ‘준영민철은 이 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숨겨진 무언가가 있음을 감지하고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사고 전 상황을 되짚어 본다.

자신이야 어찌 되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투가 처절하다. 그래서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고, 반복되는 하루에 그들의 괴로움은 더해간다. 보는 관객도 안타깝다가 지겨워 지루하다가 비밀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섬뜩하다가 종잡을 수가 없다.

연기는 최고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장르의 영화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