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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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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번영의 상징인 도시의 고층빌딩 앞에 서면 어쩐지 소침해지는 나는 주머니 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으리뻔쩍한 레스토랑보다는 충무로나 을지로 같은 도심 뒷골목의 소규모 식당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인테리어랄 것도 없는 벽에 손으로 쓴 차림표가 붙어있고 주인장을 이모라는 가족 호칭으로 부를 수 있는 그런 장소들. 아마 영화 속 심야식당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 단순한 요식업소가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고 또 나의 이야기가 경청 되는 그런 커뮤니티적인 느낌이 좋아서.

〈심야식당2〉 역시 〈심야식당1〉처럼 세 개의 요리를 중심으로 세 가지 사연을 풀어나간다. 연애와 직장생활 무엇 하나 뜻대로 안 되는 골드미스의 사랑 찾기. 남편과 사별 후 아들만 보고 살아온 과수댁 아주머니의 뒤늦은 탯줄 끊기. 아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거액을 사기당한 할머니의 차마 꺼내놓지 못한 가슴 아픈 과거까지.

만화가 원작인 휴먼드라마답게 심야식당의 단골들이 겪는 이런저런 갈등은 심각하게 꼬이지는 않고 일정 선에 이르면 이 집의 주인장이 끓여주는 돼지고기 된장국처럼 따뜻하게 풀어진다. ‘인생지사 저렇게만 된다면야.’하는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부족한 현실성이 그다지 큰 흠으로 작용하진 않는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 덕분에 쇠고랑 차는 사기꾼까지도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을 정도로 정감 있는 캐릭터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예술에 가까운 마스터의 요리 과정과 후루룩 짭짭 식욕을 돋우는 단골손님들의 식사 모습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에 손색이 없다.